목록분류 전체보기 (106)
기억 보조 장치
수 클리볼드 저, 홍한별 역,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반비, 2016 Sue Klebold, 『A Mother's Reckoning: Living in the Aftermath of Tragedy』, 2016 1) 가끔씩 TV에서나 보는 심각한 범죄 사건, 특히 총기난사사건은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으로서는 먼 나라 이야기인 것처럼만 여겨진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두 학생에 의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가해자 둘은 현장에서 자살했다. 충격적인 사태에 대한 추모가 있었으며, 이후 피해보상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법정 공방이 있었다. 또한 이 사태의 원인을 찾기 위한 관심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일..
영화 《빅 쇼트(The Big Short)》, 2015 1) 세계를 강타했던 2007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금융위기가 발생한지도 벌써 10년이 넘게 흘렀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야 처음이 아니고, 시장실패라는 용어도 익숙하기 때문에 뉴스에서 보는 이 사태 자체가 충격파를 날릴 지언정 어떤 마음의 울림을 주지는 않는다. 주식 시장이 폭락했고, 많은 회사들이 망했으며, 경제 성장률의 둔화를 초래했다. 아무튼 세계적으로 '큰 숫자'만큼 손해를 본 것이다. 하지만 세상을 파악하기에 숫자만큼 흥미롭고 객관적인 것이 없다 할지라도, 숫자만으로 세상을 파악한다면 세상의 단면만을 보는 것이다. 이 영화는 금융위기 직전에 금융 붕괴를 예상하고 숨가쁘게 움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로 옆에서 들려주고자 한다. 이를 통해 숫..
쇼펜하우어 저, 김재혁 옮김,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 고려대학교 출판부, 2007 『Eristische Dialektik』, 1830 『The Art of Being Right: 38 Ways to Win an Argument』 (also The Art of Controversy, or Eristic Dialectic: The Art of Winning an Argument) "상대방의 구체적인 주장을 절대화하고 보편화하라." "상대방이 아니라 청중을 설득하라. ··· 이 방법은 주로 학식 있는 사람들이 학식이 없는 청중들 앞에서 논쟁을 벌일 때 사용할 수 있다. ··· 우리가 제기한 이의가 터무니없음을 증명하려면 상대방은 긴 논쟁을 벌여야 하고, 그것을 위해 과학적 원칙들이나 그 밖의 다른..
헤르만 헤세 저, 구기성 역, 『데미안』, 문예출판사, 2018 『Demian. Die Geschichte einer Jugend』, 1919 『Demian: The Story of Emil Sinclair's Youth』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하여 날아간다." "아, 오늘에서야 나는 그것을 알았다. 인간에게는,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이끄는 길을 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다는 것을!" 1) 헤르만 헤세의 이 책은 '주어진 존재로서의 나'를 초월하는 '내가 만들어가는 존재로서의 나'를 강조한다. 자기동일성을 지니며 타자와 구분되는 '나'를 찾기 위한 과정과 방법은 다양하지만, 이 책에서 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Life of Pi)》, 2012 1) 왜 책으로는 몰랐을까? 얀 마텔(Yann Martel)의 『파이 이야기(Life of Pi)』라는 책을 2014년에 읽었다.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이라 읽게 되었는데, 당시 기억으로는 기묘한 설정과 함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는 정도로 독서를 마무리했다. 맹수와의 조난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인간의 의지와 투쟁 … 그냥 그 정도로 읽었다. 사실 나는 소설이 어렵다. 엄밀하게는 글로 된 작품을 볼 때, 시각적인 상상력을 동원하게 만드는 그 부분이 어렵다. 시각적인 만족감은 대단히 좋아하지만, 내면 밖에 있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인식하는 것과 내 안에서 관념으로 떠올려야 하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이론이나 사상을 직접 ‘말..
정치 공동체는 존속과 번영을 위해 구성원들에게 강제력을 행사하게 된다. 일체의 권위를 부정하는 무정부주의자(anarchist)가 아닌 이상에야, 인민은 국가가 행하는 강제력이 정당하다는 가정 하에 이에 복종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의 국가는 언제든지 실수로 혹은 고의로 부정의한 것으로 여겨지는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기에 다양한 형태로 이에 대한 대항이 발생하게 되는데, 혁명(Revolution),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 양심적 거부(Conscientious Refusal) 등이 그것이다. 이들 중에서 시민 불복종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1929-1968)와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 1869-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