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보조 장치

시의성 있는 논쟁으로의 산책 - 전국도덕교사모임 지음, 『도덕적 시민의 눈으로 세상 읽기』 본문

작품 감상/도서

시의성 있는 논쟁으로의 산책 - 전국도덕교사모임 지음, 『도덕적 시민의 눈으로 세상 읽기』

Perihelion 2021. 3. 18. 16:07

 

전국도덕교사모임 지음, 『도덕적 시민의 눈으로 세상 읽기』, 해냄에듀, 2021

 

 

1)

 시민적 역량을 갖춘 이들의 광범위한 정치 참여는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민주주의 사회의 기틀이 된다. 그렇기에 자라나는 이들을 시민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국가적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고, 그 관심이 어린 시절을 관통하는 공교육으로 모인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적절한 시민들을 길러내고 있는가? 페리클레스의 연설 이후로 그러한 물음에 쉽게 긍정의 답을 할 수 있는 사회는 없을 것이다. 이 책 또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보다 긍정의 모양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2)

 최근에는 민주적으로 적절한 시민의 모습을 합리적 토론을 행하는 모습으로 그리는 흐름인데, 그러한 취지에서 이 책은 오늘날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논쟁들을 다루고 있다. 양심이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와 같이 문제에서부터 기복소득, 비대면 시대의 시민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생생한 문제들을 폭넓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평소 강의 자료 제작을 위해 참고하는 서적들이 춘추시대에서부터 시작하는 대체로 오래된 책들이다보니, 역사적인 유명함이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오늘날의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과 자료수집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난점이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현재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 책이 갖는 가치는 실용성의 관점에서 상당히 주목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각 주제 마지막에 '볼거리,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부분은 관련 작품들을 찾아야 하는 수고를 상당히 덜어준다.

 

 



3) 그러나 책이 시의성을 지니고 여러 내용을 전해주는 반면에 그 내용이 아주 엄밀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가령 현재진행형인 'k-방역'에 대해 섣부른 평가를 내리고 있는 서술이나, 난민 부분에서 난민 반대 논리에 대해 감정적인 서술만을 제공하는 부분이 있다. 일반적인 논설문이라면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비판하는 식의 치우친 서술이 용인된다. 그렇지만 이 책은 합리적으로 논쟁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는 데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에, 어떤 입장이든 그 주장의 논리적인 측면과 한계를 놓치지 않고 면밀하게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전공자가 공부할 심도 깊은 철학서적이라기보다는 청소년도 읽기 쉽게 쓰여진 책의 특성상 분량의 한계도 있고 그러한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그 깊이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대화에 입문하는 사람을 위한 정도로는 여전히 가치가 있고, 그 이후에 더 높은 수준을 도모하는 학습자에게는 그에 적합한 도서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