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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윤-2014-6-05]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5번 문제 해설 본문
[생윤-2014-6-05]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5번 문제 해설
Perihelion 2020. 7. 28. 15:29다음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에서 출제하여 배포하였던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5번 문제입니다.
문제를 우선 풀어보도록 합시다.
문항 보기
목차(교육과정, 단원)
5번 문제는 다른 두 입장을 제시하고, 어느 한 입장에서 다른 입장에 대해 할 수 있는 적절한 조언을 찾는 문제입니다. (가), (나)의 내용을 통하여 과학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쟁점임을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과학·생태·정보 윤리" 단원 중 '과학 탐구와 윤리' 단원에서 출제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해당 단원에서는 과학 기술의 가치중립성, 과학 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윤리적·비윤리적 측면, 윤리적 문제에 있어 과학 기술의 역할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 그리고 한스 요나스가 제시하는 책임 윤리가 등장합니다. 각각 주제에서 대립하는 두 입장의 차이를 알고, 양자를 책임 윤리의 측면에서 균형 있게 바라보는 시각을 함양하는 것이 교육과정 상의 목적이라는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문제를 풀어야 할 것입니다.
해설 및 정답
(가)의 입장은 '책임 윤리'를 주장하는 한스 요나스(Hans Jonas ,1903-1993)의 입장입니다. 참고로 제시문은 미래엔 생활과 윤리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는 요나스의 저서 『책임의 원칙: 기술시대의 생태학적 윤리(The Imperative of Responsibility: In Search of Ethics for the Technological Age)』(1979)의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물론 책임 윤리의 핵심 이외에 한스 요나스의 다른 철학적 입장을 묻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시문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정답에 이를 수 있습니다.
(나)의 입장은 책임 윤리가 비판하는 것으로서,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근대적 사고관입니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의 기계론적 자연관으로 대표되는 이 생각은, 과학 기술이라는 도구를 통해 공유물인 자연을 인간을 위한 또 다른 도구로 사용하자는 입장입니다.
가. 과학의 가치 중립성
: 과학 기술 그 자체로는 '좋음', '나쁨', '옳음', '그름' 등의 가치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가치로부터 중립적이다).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이 활용하기에 따라서 좋거나 나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 특히 과학적 지식을 산출할 때 특정한 가치관, 정치적인 상황, 누군가의 취향 등이 반영되어 지식을 왜곡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과학 지식을 정당화 하는 맥락에서의 가치 중립성)
=> 그러나 과학 지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실험 등)이나 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가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과학 지식의 발견 및 활용에 있어 윤리적 책임 필요)
나. 과학 기술의 성과와 부작용
1) 성과: 각종 편리 증진, 물질적 풍요, 의료 발전(건강, 수명), 시공간적 제약 극복, 대중문화 발달 등
2) 부작용: 인간 주체성 약화, 비인간화 문제, 인권 침해, 사생활 침해, 생명 존엄성 훼손, 환경 문제 심화 등
다. 과학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
1) 과학 기술 지상주의(낙관주의): 결국에는 과학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입장
2) 과학 기술 혐오주의(비관주의): 결국은 과학 기술에 의해 인류가 더 큰 문제(심지어는 파멸)를 겪을 것이라는 입장
=> 두 극단에서 벗어나, 과학 기술의 모든 측면을 균형 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음
라. 한스 요나스의 책임 윤리
: 지금까지의 윤리는 그 책임의 범위를 현세대로 한정하였음
-> 과학 기술 시대의 윤리적 문제에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음
=> 윤리적 책임의 범위를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 미래 세대까지 확대해야 한다.
- 행동 전에 결과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예견적 책임' 필요
이에 따라 (가)(한스 요나스의 책임 윤리)의 입장에서 (나)(데카르트적인 자연관)의 입장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을 선택지에서 찾아보도록 합시다.
① 전형적인 (나)의 입장입니다. 제시문에 나타나는 "인간의 복지를 무한히 증대"라는 표현을 선택지의 "경제적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진"으로 대체했다고 여기면 되겠습니다. 물론 (가)의 입장이 인간의 복지나 경제적 생산성을 무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의 입장에서는 (나)에게 그러한 인간의 복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보다 확장된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해야 할 것입니다.
② 과학 발전으로부터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을 생각하고 경각심을 느끼는, (가)의 한스 요나스가 제시하는 '예견적 책임'에 부합하는 진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 복지를 증진하는 과정에서 환경 파괴나 생명 경시 등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자는 의견입니다.
③, ④, ⑤는 모두 과학 기술을 생산해내는 데에 있어 '과학의 가치 중립성'을 강조하는 입장입니다. "과학은 ~ 발전", "과학자는~", "과학의 진보~"라는 표현들을 통해 과학 기술 지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다른 가치들에 휘둘려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입장 (가), (나) 모두 과학 기술 활용에 있어 특정한 가치(책임 윤리, 인간 복지)를 그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③, ④, ⑤에서 제시하는 가치 중립성과 아주 밀접하게 부합하진 않습니다. 다만 교육과정의 취지로 보자면, 과학의 가치 중립성을 언급하면서 과학기술인에게 윤리적 면책을 주려는 주장에 대해 책임 윤리가 비판하는 형식의 문제가 나오는 방향도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합시다.
정답 ②
난이도
"과학·생태·정보 윤리" 단원은 평소 새로운 과학 기술에 대해 언론에서 제공해주는 정도의 사건사고, 논쟁을 기억하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배점이 3점인 것에 비해서는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특정한 학자들이 제시한 원칙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가. 발문
: 어떤 입장이 다른 입장에 대해 '조언'을 하는 형식의 문제로서, '조언'이라는 말이 '평가', '비판', '첨언' 등을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표현임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조언의 방향을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합시다.
나. 제시문
: 제시문은 과학 기술의 활용에 대한 두 입장을 아주 명쾌하게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다. 선택지
: (가), (나)의 입장으로부터 선택지 ①, ②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만 ③, ④, ⑤의 '과학의 가치 중립성'을 앞서 해설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다른 형태의 문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그와 같은 취지의 것으로 혼동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하겠습니다.
오탈자, 틀린 내용 지적, 의견 제시, 질문 등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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