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윤-2014-9-07]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7번 문제 해설

다음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에서 출제하여 배포하였던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생활과 윤리' 7번 문제입니다.

문제를 우선 풀어보도록 합시다.

 

 

문항 보기

 

 

 

목차(교육과정, 단원)

 

 

 어떤 존재를 도덕적으로 대우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환경윤리 논쟁이 주제임을 알 수 있고, "과학·생태·정보 윤리" 중에서 '인간중심주의와 생태중심주의에서 출제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생명과 자연을 다루는 데에 있어 인간중심주의냐 다른 입장들이냐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단원입니다. 인간중심주의에 대해 반기를 들며 등장한 입장들로는 감정 중심주의, 생명 중심주의, 생태 중심주의 등이 있습니다.

 

 

해설 및 정답

 

 

 환경윤리의 인간중심주의, 그리고 그것에 대척점이 있는 윤리들로 언급되는 것으로는 감정 중심주의, 생명 중심주의, 생태 중심주의가 있습니다.

 

가. 인간중심주의

 -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데카르트, 베이컨, 칸트, 패스모어 등

 - 자연과 달리 인간은 본질적으로 도덕적 지위를 가지고 있음

 - 자연에 대한 의무는 인간을 위한 간접적인 것에 불과함(칸트)

 - 근원적으로 자연의 지위를 도구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오늘날 환경 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

 

나.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대안적 입장들 - 개체론적 환경윤리

 1) 감정 중심주의(pathocentrism)

  - 피터 싱어

  - 쾌고감수능력을 지닌 존재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임(인간 이외의 존재에까지 인정)

  - 도덕적 고려의 대상들 사이에 이익을 평등하게 고려해야 함(이익평등고려의 원칙)

  - 쾌고감수능력을 지닌 다른 종을 차별하는 것은 종차별주의임

  - 도덕적 지위를 쾌고감수능력에 한정한다는 점에서 한계(쾌고를 못 느끼면 막 대해도 되는가?)

 

 2) 생명 중심주의(biocentrism)

  - 슈바이처, 폴 테일러

  - 생명체는 그 자체로 도덕적 존중을 받을 내재적 가치(Inherent/intrinsic value)가 있음

  - 악행 금지의 규칙, 불간섭의 규칙, 신뢰의 규칙, 배상적 정의의 규칙(테일러)

 

3) 동물 권리론(animal rights)

  - 톰 레건

  - 자기 삶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들은 내재적 가치를 지닌다. ->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된다.

  - 도덕적 의무의 대상을 너무 좁게(생후 1년 이상의 포유류 등) 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

 

다.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대안적 입장들 - 전체론적 환경윤리

 1) 생태 중심주의(ecocentrism) 혹은 전일주의(Holism)

  - 레오폴드

  - 자연의 문제를 전체로서의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음

  - 인간은 자연의 일부

  - 자연이라는 전체는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함

  - 전체를 위해 개별을 희생해야 하는 환경 파시즘(Ecofascism) 우려

 

 

(나)의 벤다이어그램에 A, B, C가 각각

A 감정 중심주의에는 해당하나 생명 중심주의에는 해당하지 않는 입장,

B 감정 중심주의와 생명 중심주의 모두에 해당하는 입장,

C 생명 중심주의에는 해당하나 감정 중심주의에는 해당하지 않는 입장

이라는 점을 고려한 채로 <보기>를 해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ㄱ 감정 중심주의와 생명 중심주의는 모두 인간처럼 동물 또한 도덕적 존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물론 그 이유가 감정 중심주의에서는 쾌고감수능력, 생명 중심주의에서는 생명체라는 사실에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때 '도덕적으로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표현은 수동적인 의미이며, '도덕적으로 자율적인 행위자'라는 표현은 능동적인 의미이므로 다른 문제를 풀 때 둘을 헷갈리는 일을 범하지 않도록 합니다. 선택지 표현으로는 감정 중심주의에서만 해당되는 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옳지 않은 표현이 됩니다.

 

ㄴ 감정 중심주의의 도덕적 판단 기준은 쾌고감수능력에 있기 때문에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존재는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 아니게 됩니다.

 

ㄷ 감정 중심주의와 생명 중심주의 모두 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직접적인 의무를 지닌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동물 보호에 대해 간접적인 의무만을 제시하는 인간중심주의와는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ㄹ 이 둘의 입장에서 자연의 모든 존재들이 동일한 도덕적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자연 속에 포함된 존재들일지라도, 감정 중심주의에 경우 쾌고감수능력이 있느냐 여부에 따라 다른 대우를 하게 되며, 생명 중심주의는 생명체냐 아니냐에 따라 다른 대우를 하게 됩니다.

 

정답 ② ㄴ, ㄷ

 

 

난이도

 

환경윤리는 각각 주장이 삼고 있는 도덕적 기준이 분명하게 제시되기 때문에, 그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여러 사태에 적용해보는 연습을 한다면 학습자 입장에서 보다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비되는 입장을 가지고 어려운 형식의 문제가 비교적 자주 나오는 단원이기도 합니다.

 

가. 발문

: (가)에서 사상가들을 파악하고, (나)에서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구체화하고, <보기>에서 원하는 답을 골라야 하는 만큼, 이 3단계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는 있습니다.

나. 제시문

: (가)에서는 환경윤리의 두 입장에 해당하는 적절한 표현들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나)에서는 간단한 벤다이어그램을 통해 '갑'에만 해당하는 것, '갑'과 '을' 모두에 해당하는 것, '을'에만 해당하는 것을 구분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기>에서는 각각의 입장을 엄밀하게 공부한 학습자라면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표현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 (나), <보기> 모든 단계에서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벤다이어그램의 A, C를 오독하는 문제, <보기>의 표현들을 엄밀하게 구분해내지 못하는 문제, 그리고 (나)와 <보기>를 올바르게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보기>의 ㄱ이 벤다이어그램과 연결하여 가장 헷갈리게 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 선택지

: ㄴ, ㄷ을 무난하게 골라낼 수 있으나, 전체론으로서의 생태 중심주의에 대한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엄밀하게 감정 중심주의와 생명 중심주의를 학습하지 않은 경우에는 ㄹ이 포함된 선택지 ⑤를 고르는 우를 범할 여지가 있습니다.

 

 

 

 

오탈자, 틀린 내용 지적, 의견 제시, 질문 등 환영합니다.